담임목사 칼럼

새벽에 문따는 재미

w 박용진 목사

   요즘 필자에게 한가지 즐거움은 새벽공기를 가르며 예배당에 나와 잠긴 예배당 문을 처음 여는 재미이다. 부목사 시절에는 잠이 많아서 그렇게 해보지 못했고 유학시절에는 숙제가 많아서 그렇게 해보지 못했다. 그런데 이제 담임목사로 부임하여 스스로 기도할 성전의 문을 열쇠로 처음 열어보게 되는데 그 맛이 이리도 좋은지 예전에 미처 몰랐다. 늘 일찍 나오시는 권사님들께서 필자보다 먼저 예배당 문을 여시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새해 첫주 새벽예배를 시작한 뒤로 이제 새벽예배당 문을 따는 일은 필자에게 하나의 즐거움이 되고 말았다.

어두운 예배당 안에 걸어 들어와 처음 불을 켜고 예배당 안을 둘러보면 텅빈 좌석들이 새벽공기를 가르고 나타난 필자를 반긴다. 그 좌석들은 교인들이 앉아 예배하고 기도하고 찬송하는 자리이다. 그 자리에 앉아서 교인들이 눈물과 소원을 아뢰고 말씀을 듣고 감격했을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뜨거워지는 것을 어찌할 수 없다.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새벽기도하러 나오시는 분들은 항상 자신이 앉았던 자리에만 늘 앉으신다. 가끔씩은 지겨워서라도 다른 자리로 외도(?)할 법 한데도 한번 충성하면 끝까지 충성하듯 같은 자리에 앉아 기도하신다. 그래서 예배당의 좌석은 누가 특별히 말하지 않아도 늘 앉는 사람이 정해져 있다. 그리고 그 자리에 않아서 기도할 때 기도가 더 잘 되신다고 한다. 필자도 예외는 아니다. 항상 강대상 앞에 연로하신 목사님이 기도하시던 자리에 늘 앉아서 기도하는 것을 즐긴다. 다른 자리에서 기도할 수 있지만 필자도 늘 앉던 자리에 앉아야 기도가 술술 풀려나가는 것을 어찌할 수 없다.

선물받은 두툼한 기도방석 위에 척 앉아서 눈을 감으면 마음에 평화가 밀물처럼 찾아든다. 마치 신선한 아침의 햇살이 얼굴을 두드리는 것 같은 착각에 빠져드는 것만 같다. 그리고 교인들의 얼굴이 차례로 떠오르면서 저절로 기도가 시작된다. 가까운 이들부터 먼데 있는 이들까지 차례로 이름을 부르며 기도하다 보면 슬픔과 기쁨과 감격과 감사가 어우러져 나중엔 폭풍이 지나는 것처럼 격정이 몰아치기도 하고 흐느낌의 애가가 되기도 하고 기쁨의 노래로 돌변하기도 한다. 통성기도가 바위를 타는 산사람의 발걸음이라면 묵상기도는 해변을 거니는 연인의 속삭임이다. 필자의 하루는 이렇게 열병을 앓듯 기도로 시작된다.

어린 시절 목사님들께서 교인들이 새벽에 교회 오기전에 예배당에 들어가셨다가 교인들이 모두 돌아간 후 기도를 마치고 나오시는 것을 보면서 참 많이 궁금해 했다. 그리고 그렇게 오래 기도하는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일까 하면서 측은해 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제 필자가 담임목사가 되어 새벽제단을 쌓고 보니 그것은 괴로움의 노고가 아닌 기도자의 신명나는 춤인 것을 깨닫게 되었다. 내 마음을 받으시고 내 기도를 듣는 분이 계신 것을 알게 되었으니 어찌 기쁘지 아니한가 말이다.

목사가 그 많은 교인들의 사정을 다 알 수도 없고 또 바쁜 분들과 일일이 만나 그 많은 개개인의 사정을 다 대화할 수도 없는 일이다. 그래서 목사는 기도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한 교인의 형편을 샅샅이 알고 기도하면 훨씬 간절하게 기도할 수 있겠지만 자세히 모든 사정을 알지 못한다해도 그를 위해 기도하는 데는 별로 부족할 게 없다. 사실 목사는 기도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기도하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나머지는 하나님께서 일하신다. 사실 목사가 일일이 쫓아다니며 교인들의 문제를 다 해결해 줄 능력도 없다. 다만 누군가 대신 하나님께 간구해줄 사람이 있어야 한다면 그것은 목사여야 한다고 생각할 따름이다.

목사가 되어 목회에 뛰어든지 어느 덧 십수년이 넘는 세월이 되어가지만 아직도 하나님의 섭리를 다 알 길이 없다. 하나님은 언제나 우리의 예측을 뛰어넘는 계획과 섭리를 가지고 계신다. 그래서 겸손히 주님께 맡기고 나가는 길 밖에 없다. 새로 교회를 맡은 담임목사로서 할 일도 많지만 우선은 주님의 보좌 앞에 나아가 간구하는 일을 좀 오래하고 싶다. 부목사 10년 세월동안 제법 큰 교회에서 안 해본 일 없이 다 맡아보았다. 새신자, 교구심방, 교회학교, 교회신문, 교도소방문, 청소년상담, 찬양팀리더, 청년양육, 경로대학, 전교인수련회, 노회 및 총회업무 참석, 선교와 구제사업, 지역사회 행사 참석 등등… 하지만 이 모든 일들은 사람을 만나는 일이기에 시간을 투자하면 할수록 지치고 힘들기 쉽다. 이런 일이 있어야 교회가 부흥하고 잘 굴러가겠지만 주님보좌 앞에 나아가 기도하는 즐거움보다 나을 수는 없다.

목회가 즐거움이 되느냐 괴로움이 되느냐하는 것은 목사가 매일 하나님의 음성을 듣느냐 듣지 못하느냐에 달려있다. 필자는 주의 음성을 항상 들으며 목회하는 목사가 되고 싶다. 주의 음성을 들으며 하는 목회는 신나고 자신감에 넘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사람의 음성을 들으며 하는 목회는 버겁고 지칠 수 밖에 없다. 이것이 필자의 하루 일과중 4시간 이상을 고집스럽게 기도시간으로 채우려 드는 진짜 이유이다. 교인들의 형편을 듣고 대화하는 시간만큼 주님과 대화하는 시간이 내게는 더 소중하다.

필자는 유난히 기도에 굶주려 산다. 누가 나를 위해 기도해 준다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 밥 사주겠다는 사람보다 기도해주겠다는 사람이 솔직히 몇 배 더 감사하다. 그래서 오늘 아침에도 이렇게 주께 기도했다. “주님 제게 밥 사주겠다는 사람은 한 사람만 보내 주시고 기도해 주겠다는 사람은 다섯사람을 보내주옵소서” 그리고는 혼자 재미나서 낄낄거리고 기도하다 말고 웃어댔다. 그랬더니 주님께서 필자가 귀여우신지 “그래 밥 사주겠다는 사람도 둘 보내주마” 라고 말씀해 주셨다. 아마도 난 먹을 복이 있는 목사임에 틀림없다.     하하 ^ ^ .

필자는 교인들이 모두 기도의 즐거움을 만끽하기를 원한다. 서로 만나면 기도해주겠다는 인사가 저절로 나오는 교인들이 되기를 기대한다. 성령이 함께 하시는 교회는 “성령님 안녕하세요? 집사님 안녕하세요?” 라는 하나님과 형제를 향한 인사가 넘치는 교회이다. 우리 어스틴 한인장로교회가 올 한해동안 기도의 열매가 풍성히 열리기를 사모해 본다.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 (마7:33) 할렐루야!

경력

장로회 신학대학교 기독교교육과 (B.A)

장로회 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 (M. Div)

장로회 신학대학교 교육대학원 (M.A.C.E)

장로교 유니온신학교 (Union Theological Seminary & Presbyterian School of Christian Education, Richmond, Virginia) 기독교교육대학원 (M.A.C.E)

장로교 유니온신학교 (Union-PSCE) 목회학박사 (D.Min) 과정 졸업예정

대한예수교 장로회 총회교육부(예장통합) 교재집필자 활동

안양제일교회 부목사 역임

리치몬드 엠마오교회 교육목사 역임

대한민국 해병대 복무(병장제대)

박 용진 목사님 가족 소개

                                                       림 형진 장로

     할렐루야!

주님의 크신 은혜를 감사드립니다. 

하나님께서 저희 교회를 사랑하시고 저희들을 이끌어 가실 귀한 박용진 목사님을 보내 주심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박목사님 가족에 대해 교우 여러분께 간략하게 소개해 드립니다.

내조하시는 전은이 사모님과, 자녀로 박하랑(10세), 박하비(4세), 박하린(1세)이 있습니다. 주님께서 주신 사랑으로 박목사님과 가족들을 대해 주시고 박목사님께서 목회에 힘쓰시기 위해서 우리 모두가 어린 자녀들을 포함한 박목사님의 가족들을 위하여 열심으로 기도하였으면 합니다.

 전은이 사모님은 장로회 신학대학교 기독교교육과 (BA)와 장로회 신학대학교 교육대학원 (기독교 교육학 석사, MA:CE)을 졸업하시고 수원 서둔교회 유년부 교육전도사 (1992년 1월-1993년 12월), 서울 갈보리 교회 (박조준 목사 시무) 유치부 교육전도사 (1993년 1월 – 1998년 8월), 서울 영락교회 유아2부 교육전도사 (1998년 9월 – 2001년 6월)를 역임하시고 박목사님과 함께 대한 예수교 장로회 (통합) 총회 교육부 교재 및 공과 집필자로 (1993–2001년), 장로회 신학 대학교 교육교회 저널 고정 집필자 (유아부)로 (1995–2001년), 여름 성경학교 전국 교사 강습회 강사로 (1995–2001년) 수고 하신 기독교 교육 전문가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