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은혜 영성의 파워

w 이성미 집사

하나님 나도 잘 모르는데 뭘 가르쳐요? 장년 성경 공부반 공과 준비를 하고 있던 저는 이렇게 불평인지 기도인지 모르게 중얼거렸습니다. 갈라디아서 2장을 공부하는데 율법과 은혜, 복음을 완전히 이해하지 않은 채 가르친다는 것이 저에게 무리였기 때문입니다. 신앙 생활을 하면서 나름대로 밸런스를 맞추려는 노력을 부단히 해왔던 저는 “율법은 내가 할 일, 은혜는 하나님 부분” 대충 이렇게 제 나름대로 정의를 내려 놓고 그러면 과연 하나님의 은혜는 어디부터 인가? 낑낑대며 힘들어 하고 있을 때 “비켜 내가 할께” 하시며 문제를 해결해주시는 게 은혜인지, 아니면 내가 엉망으로 저질러 놓은 실수를 혼 안내시고 용서해 주시는 게 은혜인지….율법과 은혜에 대한 확신이 이정도 밖에 안 되었으니 저의 신앙 생활이 때로는 갈등과 죄책감에 시달릴 수 밖에 없었음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나의 머리카락까지도 아시는 하나님께서는 그날도 저의 불평을 그냥 스쳐 지나가지 않으셨습니다.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할 지 몰라 멍하니 앉아있던 제 머리 속에 몇 년 전 선물로 받았던 책 한 권이 떠올랐습니다. 스티브 맥베이 (Steve McVey) 목사님의 “The Power of Experiencing Grace (은혜 영성의 파워)” 라는 책인데 그 당시에는 별 마음에 와 닿는 것이 없었고 그저 남의 탓하기를 좋아하는 저는 그날도 “번역을 하려면 제대로 하지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던져둔 책이었습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믿는 자와 율법과의 관계를 부부관계와 비유하여 설명하였습니다. 한 남편이 있습니다. 이 남편은 아내에게 얼마나 요구가 많은지 모릅니다. 그는 아내가 하는 모든 일을 비판하고 실패하는 점들을 지적하며 해야 할 일들과 절대 해서는 안될 사항을 늘 알려줍니다. 율법이 완전하듯 이 남편이 하는 말들은 하나도 틀린 점이 없기 때문에 그에게 따질 수 도 없습니다. 아내는 남편을 기쁘게 하기 위하여 온갖 노력을 다 합니다 죽을 힘으로 최선을 다 한 아내는 인정 받고 싶은 얼굴로 남편을 쳐다 봅니다. 하지만 남편의 시선은 어느새 아내 어깨 위에 늘어져 있는 또 다른 할 일들을 가리키며 “저기 또 있잖아 저건 왜 안 했니?” 합니다. 아무리 애를 써도 절대 만족치 못하는 이 남편과의 결혼 생활은 고달프기 짝이 없습니다. 남편이 죽어야 아내가 자유스러워지는데 율법이 결코 폐하지 않듯이 이 남편도 절대 죽지 않습니다.

이때 우리를 내다보시는 하나님께서 “나는 너를 사랑하고 너희가 나를 사랑하기 원한다” 하시며 독생자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게 하셨습니다. 이때 아담 안에서 율법과 결혼한 나의 옛 사람도 함께 죽은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온전히 새사람이 되어 예수님과 결혼한 신부 입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이 아내는 새 신랑도 마치 옛 남편과 비슷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은혜도 율법처럼 우리를 비난할 거라고 오해합니다. 은혜도 율법처럼 이것저것 요구하고 시켜 주기를 바라며 많은 일들을 해야만 그가 기뻐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것이 율법주의적 크리스찬들의 모습입니다. 진리를 모르면 율법을 찾게 됩니다. 그에게 할 일을 말해 달라고 하여 다시 그와의 관계를 그리워하며 찾아 갑니다. 믿는 자가 이처럼 규칙에 얽매여 사는 삶으로 돌아가는 것을 성경에서는 영적인 간음 이라고 합니다.

예수님은 요한복음 15장 5절에서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니 저가 내 안에 내가 저 안에 있으며 이 사람은 과실을 많이 맺나니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이라”고 하시며 우리의 새 삶이 예수 그리스도와의 관계에 늘 초점을 맞추기 원하십니다, 하지만 사탄은 “네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려면 그 분의 모든 계명을 다 지켜야 한다”고 그럴듯하게 속삭이며 우리의 시선이 행위에 늘 초점 맞추기를 원합니다.

율법은 오직 우리의 죄를 깨닫게 해주고 성령은 우리에게 찔림을 주시며 이것을 통해서 우리를 예수님께 더 가까이 오게 만듭니다. 사탄에게 꽤 많이 속고 살아왔던 저를 생각할 때 새삼스럽게 분하고 억울한 마음이 듭니다. 저와 비슷한 심정이 되셔서 드디어 자유함을 얻으시는 분 들이 많으시길 기도합니다.